[회룡포]강이 마을을 안고 있다-예천 ‘회룡포’
봄에는 회룡포로 가야 한다.

가는 길부터 다르다. 유채꽃이 노랗게 펼쳐지고, 청보리가 바람에 눕는다. 벚꽃이 길 위로 지붕을 만든다. 목적지에 닿기도 전에 이미 봄 한가운데다.



돌에 새겨진 글자가 보였다. 육지 속의 섬, 회룡포.

섬이라고 했다. 바다가 없는데 섬이다. 내성천이 마을을 크게 한 바퀴 휘감아 돌면서, 가느다란 땅 하나만 남겨두고 사방을 물로 채웠다. 지도에서 보면 강이 마을을 끌어안고 있는 것 같다. 놓지 않으려는 것처럼.
뿅뿅다리를 건넜다.


나무판자를 이어 물 위에 띄운 다리. 발을 디딜 때마다 출렁인다. 강물이 바로 발밑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뿅뿅, 소리가 난다. 그래서 뿅뿅다리. 이름이 다리를 닮았다. 비가 많이 오면 잠긴다. 물이 빠지면 다시 나타난다. 없어졌다가 돌아오는 다리.

마을에 들어섰다.
조용했다. 밭이 있고, 집이 있고, 강이 있다. 강 너머로 산이 보였다. 세상이 여기서 끊기는 것 같았다. 나쁘지 않았다.
회룡대에 올랐다.

장안사를 지나 올라갔다. 벚꽃이 절 지붕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절집 단청과 흰 꽃이 섞이는 풍경. 멈춰서 한참 봤다. 카메라를 들었다가 내렸다. 눈으로 먼저 담았다.

그리고 전망대에 섰다.
숨이 멎었다. 강이 산을 사이에 두고 크게 휘어져 있었다. 그 안쪽에 마을이 있었다. 초록 논, 작은 지붕들, 모래사장. 강이 마을을 감싸고 있었다. 아까 내가 건넜던 뿅뿅다리가 저 아래 실처럼 보였다.

한참을 서 있었다.
여기서 태어나서 여기서 늙어가는 사람들이 있겠구나. 강이 넘치면 다리가 잠기고, 물이 빠지면 다시 나가는 사람들. 계절이 바뀌어도 강은 여기 있고, 마을도 여기 있다.
육지 속의 섬이라고 했다.
근데 섬이어서 고립된 게 아니라, 섬이어서 단단한 것 같았다. 강이 지키고 있으니까.
- 주소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회룡길 197
- 네비게이션 ‘회룡포’ 또는 ‘회룡포 제1주차장’ 검색
- 입장료 무료
- 주차 회룡포 주차장 무료
- 추천 동선 주차장 → 뿅뿅다리 → 회룡포 마을 → 장안사 → 회룡대 전망
- 소요시간 1시간 30분~2시간
- 추천 계절 봄 (벚꽃·유채꽃·청보리 동시 감상 가능)
요닷은 경북의 숨은 공간과 사람을 발견합니다.